이번 주는 우드코디 SH를 대신해, 제가 이야기를 한번 들려드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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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빌 홍수 현장 ( 사진 출처 : 미주중앙일보 텍사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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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미국 텍사스를 강타한 "천년에 한 번" 수준의 홍수는 130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십 명의 실종자를 발생시켰습니다.
특히 어린이 캠프에서 28명의 아이들이 희생되면서, 이는 미국 재난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어린이 희생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었죠. 불과 45분 만에 강 수위가 8~9미터 치솟는 상상할 수 없는 재앙이었습니다.
이러한 기후 재앙이 일상이 되어가는 지금, 전 세계의 관심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쏠려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해답은 첨단 기술이 아닌, 우리 곁에 이미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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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대응에 필요한 자금은 연간 6.3조 달러로 추산되지만, 실제 투자는 1.9조 달러에 불과해 필요 규모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반면 AI 분야는 어떨까요? 2025년 최대 3,60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이는 전년 대비 60%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간단히 계산해보면, AI에 투입되는 자금 하루치만으로도 약 10억 달러, 이는 이로코 나무 수백만 그루를 심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후 대응 목표 달성에 한계를 보이면서도, AI 분야에는 8,100억 원을 투입하며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죠.
텍사스 홍수와 같은 재앙을 막을 자금은 부족한데, AI에는 투자가 집중되는 기이한 역설. 마치 집에 불이 났는데 소화기 대신 로봇청소기부터 사는 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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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치솟는 냉방비 걱정, 기상이변으로 인한 과일값 폭등, 집중호우로 늦어지는 택배, 시도 때도 없는 폭우로 물바다가 된 출근길...
기후 위기는 이제 극지방이나 열대 지역의 일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집 전기요금 고지서 위에도, 냉장고 속 장바구니 물가에도, 조용히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처럼 가까이 다가온 위기를 마주할 시간조차 없이, AI라는 반짝이는 최신 기술에만 물을 붓고 있는 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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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출처 : chatGPT 생성 이미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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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의 티크'라 불린 나무의 숨겨진 정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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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투자 광풍 속에서, 정작 기후 위기의 현실적인 해답 중 하나는 여전히 '가난한 자의 티크(Poor man's teak)'라는 모멸적인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바로 서아프리카산 '이로코(Iroko)' 나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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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랄프 로렌 매장의 고급스러운 목재 인테리어를 본 적 있나요? 바로 그 나무가 이로코입니다. "나는 옷을 파는 것이 아니다. 나는 꿈을 파는 것이다"라는 랄프 로렌의 철학처럼, 이 나무도 단순한 건축재가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의 꿈을 품고 있었던 셈이죠.
'이로코'가 '가난한 자의 티크'로 불리는 이유는 동남아시아산 최고급 목재인 티크와 비슷한 내구성과 안정성, 썩음 저항성을 가지면서도 훨씬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발견한 이로코의 진짜 가치는 따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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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구에 따르면, 80년 된 이로코 나무 한 그루 주변에서 약 1톤의 탄소가 탄산칼슘 형태로 저장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이로코가 성장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뿌리 주변 토양에 석회석(탄산칼슘) 형태로 저장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공기 중 CO₂를 마시고 뿌리 근처에 하얀 돌가루로 토해내는 자연의 마법사인 셈이죠. 석회석에 저장된 탄소는 무려 100만 년 동안 유지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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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코(Iroko) 숲. ( 사진출처 : Contemporary Fence Panel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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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의 이로코 나무는 매년 약 21kg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죠. 이를 자동차로 비교하면, 이로코 나무 한 그루가 소형차 1대가 약 130km 주행하며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1년간 흡수하는 셈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것이 토양 산성화 방지와 이산화탄소 장기 저장이라는 이중 효과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팀의 무화과나무 연구는 더욱 희망적입니다. 효과적인 탄소 저장과 동시에 식용 과일 생산까지 가능하다는 것이죠. 연구진은 "탄산칼슘을 만드는 식용 나무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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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티크로 불리우는, 이로코(Iroko) ( 사진출처 : ROOT AR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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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진짜 해답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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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참 단순합니다. 바다에서는 해조류가, 육지에서는 나무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하며, 인간과 동물은 그 반대의 역할을 하는 완벽한 순환 시스템. 우리는 첨단 기술만 쫓다가 식물들이 본래 해오던 가장 기본적인 해답을 놓치고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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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AI 투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정부와 기업의 최우선 관심사가 된 반면, 자연 기반 솔루션은 여전히 '저렴한 대안' 정도로 취급받으며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마치 배가 고픈데 요리책만 보고 있는 격이랄까요? 투자 분석가들과 업계 전문가들이 "AI 투자 열풍이 기후 기술 자금 조달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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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홍수가 보여준 것은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130명의 목숨과 28명의 아이들이 증명하는 현실 앞에서, 우리의 투자 우선순위는 과연 올바른 것일까요?
전략적 조림과 지속 가능한 목재 활용은 당장 실행 가능한 기후 솔루션입니다. 이로코처럼 뛰어난 탄소 저장 능력을 가진 나무들을 체계적으로 심고, 다 자란 목재를 건축에 활용해 탄소를 장기 고정하는 순환 시스템. 이는 AI가 가져다줄 '미래의 솔루션'을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변화입니다.
AI에 집중되는 대규모 투자 중 일부만이라도 이러한 자연 기반 솔루션에 배분된다면 어떨까요? '가난한 자의 티크'와 그의 친구들이 지구와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어벤져스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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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건물의 멋진 인테리어로만 보이던 이로코 목재 뒤에는, 기후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진정 주목해야 할 가치가 숨어 있습니다.
AI를 통한 더 나은 삶도 중요하지만, 그 삶이 살 만한 지구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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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홍수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추구하는 발전이 진정 지속 가능한 발전인지 다시 한번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진정한 해결책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이미 우리 곁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가 심는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다음 세대를 위한 가장 큰 투자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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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켜고, 깎고, 다듬는 건 익숙한데 글은 쓸 때마다 골치 아픈 우드코디BJ입니다.
그래도 나무를 좋아하고, 목재를 좋아하실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어 오늘도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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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목재소는 현재 김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꼭 나무를 찾으러 오시는 것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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