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회사 갤러리를 지나던 중 익숙한
멀바우 전시품이 다시 눈에 들어왔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문득 ‘예전보다 색감이 더 짙어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입사 이후 가장 자주 접한 수종이기도 한 이 나무는,
특히 데크나 벽체 같은 외장재에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멀바우 = 건축자재’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멀바우를 다시 바라보게 됐습니다.
외장재로 쓰였던 기억은 많은데,
내장재나 가구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자연스럽게 한 현장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청담 G 빌라'입니다.
멀바우를 설명할 때 자주 봤었던
사진 속 현장이라 쉽게 기억이 났죠.
단단하고 수분과 날씨 변화에도 강해, 외장용으로 적합한 수종인
멀바우는 흔히 외장재, 특히 데크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얼마 전 강원도의 한 현장에서,
저희는 멀바우 마루재를 납품했었는데요.
그 공간은 내부에 신발을 신고 다니는 곳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단단한 멀바우 마루재가
색감과 더불어 더없이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멀바우와 관련해서 대화를 나누다가
당시 선배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요즘엔 멀바우를 집성판으로만 아는 분들이 많더라고.
솔리드 마루재라고 설명해도 ‘그런 게 있어요?’ 하고 되묻는 경우도 있었어.”
실제로 최근엔 멀바우 집성판이
가구나 주방 상판 등에 많이 사용되다 보니,
‘멀바우’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좁은 폭의 집성판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현장에서 사용한 건, 그 집성판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집성판'과 '솔리드 멀바우'는 정말 같은 나무일까요?
멀바우(Merbau)는 같은 나무라도
산지나 가공 방식에 따라 이름도, 쓰임새도 달라집니다.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멀바우’,
파푸아뉴기니(P.N.G)에서는 ‘크윌라(Kwila)’로 불리며,
국내에서는 두 이름을 모두 ‘멀바우’로 통칭하곤 하죠.
특히 크윌라는 지름 1m가 넘는 대경목으로 자라는 경우가 많아
강도와 색감, 치수 안정성 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결국, 같은 멀바우라도
어디서 자랐고, 어떻게 가공됐는지에 따라
우리가 마주하는 느낌은 꽤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멀바우는 다른 원목에 비해 수축과 팽창이 적어,
치수 안정성이 뛰어난 편입니다.
덕분에 건축자재는 물론,
원목 가구 제작용 재료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죠.
▲ '멀바우' 우드월.
이제 보니, 멀바우는 어디에 두어도
제법 잘 어울리는 나무 같습니다.
흰색 벽이 많은 요즘 인테리어에선
포인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내장재든 외장재든,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상담 중에 “색이 좀 진한 것 같아요”
라는 말을 듣는 경우도 있지만,
그 색만 괜찮다면, 목수들이 ‘이만한 나무 없다’고
할 정도로 믿고 쓰는 수종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멀바우를 외장재로만 알고 계셨던 분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
▲ '멀바우' 판재 제재 하는 모습.
저희 목재소는 현재 김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꼭 나무를 찾으러 오시는 것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방문해 주시면, 저희가 성심껏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방문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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