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재소 근무 2년 차 우드코디 SH입니다. 😄

매주 목요일, 나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래된 사진 폴더를 하나씩 들춰보다가,

제주도 어느 현장에서 찍힌 사진 한 장에 눈이 머물렀습니다.

유리에 둘러싸인 천장에 일정하게 깔린 루바.

밝고 고른 색감, 단정하게 이어지는 무늬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 수종일까 궁금해 본부장님께 여쭤보니,

“하이그래드네, 이건.”

딱 한 마디에 수종이 정리됐습니다.

내부와 외부를 유리 벽으로 구분 지으면서도

천장재가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 덕분에

처마와 공간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까지 느껴졌습니다.

현장에서 사용된 천장재는 '하이그래드(웨스턴헴록,Western Hemlock)'이었고,

선배님들께도 이 현장 이야기를 꺼내봤는데,

한 선배께서 천장재 선택에 대해서는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보통 천장에는 비교적 밝은 수종이 많은 소프트 우드를 많이 써.

하드우드는 비교적 어두운 수종이 많아서 천장에 쓰면

자칫, 중압감이 생길 수 있거든.

천장이 무거우면 공간이 압도되는 느낌을 줄 수 있어."

덧붙여,

"그렇다고 하드우드를 안 쓰는 건 아니야. 화이트 오크처럼 밝은 수종은 물론,

공간 분위기에 따라 톤이 짙은 하드우드가 쓰일 때도 있어."

생각해 보면, 바닥재로 쓰이는 목재들은 주로 짙은 톤이 많고,

천장은 상대적으로 밝은 목재가 더 자주 쓰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 현장처럼 벽면과 기둥, 처마 끝이 어두운 구조에서는

밝은 '하이그래드'가 더 도드라져 보였고,

천장에 설치된 루바가 공간의 인상을 크게 바꿔주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이그래드’는 웨스턴 헴록(Western Hemlock) 중에서도

결이 곱고 옹이가 적은, 밝은 색상의 상급 등급 목재를 일컫는 나무입니다.

이는 정식 수종명이 아니라, 국내에서 특정 조건을 충족한 헴록을

구분해 부르는 유통명에 가깝습니다.

국내에서는 ‘미국 솔송나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더글러스 퍼(북미홍송)'과 함께 북미 목재 산업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헴록은 우리에게 익숙한 소나무와는 조금 다른 나무입니다.

같은 침엽수 계열이지만, 소나무처럼 진한 향이나 수지가 거의 없고,

결도 훨씬 곱고 부드럽습니다.

'하이그래드'는 천장 루바처럼 큰 마감재는 물론,

작은 가구나 소품처럼 일상적인 용도에도 잘 어울리는, 활용 폭이 넓은 수종입니다.

제가 하이그래드를 처음 본 건, 이 회사에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그때는 이름도 생소했지만, 무늬결이나 색감을 보고 나니

어떤 공간, 어떤 용도에 써도 자연스럽게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비교적 색이 짙은 하드우드들은 색감으로 매력을 뽐내기도 하지만,

하이그래드는 은은하고 조용한 매력으로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나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확 띄진 않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편안하게 다가오는 나무랄까요?

한 마디로 ‘도드라지지 않지만, 어디에서든 잘 어울리는 나무.’라고 할 수 있죠.

'하이그래드'가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주는지 궁금하셨다면,

직접 선반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담은

아래 영상도 한 번 감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

저희 목재소는 현재 김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꼭 나무를 찾으러 오시는 것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방문해 주시면, 저희가 성심껏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방문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