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재소 근무 1년 차 신입사원 우드코디 SH입니다. 🤭
"저기 공원 뒤에 나들목 보이지? 저 나무, 우리가 납품한 거야."
작년 여름, 서울함공원에서 열린 서울공예문화축제 행사에 참여했을 때,
회사 선배들이 저에게 한 말이었습니다.
오늘은 그곳, 서울함공원에 있는 성산나들목의 이페(Ipe)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곳 성산나들목(현 망원 서울함 나들목)은 이페를 사용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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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나들목 (현 망원 서울함 나들목) ( 사진 출처 : 공간 space. 48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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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되돌아 2000년 대로 돌아갑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라고 들어보셨나요. 르네상스는 유럽에서 예술과 학문이 새롭게 발전한 부흥기라고 하죠. 서울시도 한강을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렇기에 2006년에 발표하여 이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죠. 프로젝트 중 기존 지하통로(나들목) 48곳 중 노후·불량 통로 23곳을 정비하여, 내부 조명을 밝게 하고 벽면 디자인을 새롭게 하는 등 개선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산나들목도 그중 하나였고, 저희도 나들목 개선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게 된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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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 사진 출처 : 나무위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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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나들목은 한강 변에 자리 잡고 있어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이면 침수가 잦은 지역입니다.
'이런 곳에 나무를 외장재로 사용해도 괜찮을까?' 딱, 저의 첫 생각이 그랬습니다.
회사 선배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이런 현장 상황 때문에 수종을 고르는 데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다고 합니다. 목재는 습이 많으면 부패하기 때문에 설계사와 시공사, 서울시와 함께 습에 강하고 침수를 견딜 수 있는 수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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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로 올라온 나무들은 스기(삼나무), 아프젤리아, 자라, 멀바우, 이페였습니다.
앞선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연질의 무른 나무인 스기(삼나무)는 외장재로도 쓰이긴 하나, 지붕재나, 파손이 적은 벽면에 쓰이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고급빌라에서 많이 쓰이는 아프젤리아는, 공공성을 띠는 프로젝트에서는 높은 단가가 걸림돌이었습니다.
데크재로 많이 사용되는 자라목은 보통 나무 자체의 지름이 30cm정도로 밖에 크지않기 때문에 이번 현장에 맞는 넓은 판재로 생산하기에는 어려워, 후보군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멀바우와 이페는 함께 외부 데크재로 많이 쓰이긴 하지만, 물에 닿으면 갈색 물이 빠지게 되는 탈색 현상 때문에 이번 현장에서는 적절하지 않았죠.
결국, 단단하고 통직성이 강하며, 습기에 강해 침수에도 견딜 수 있는 이페(Ipe)가 최종 선택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나무가 물과 습기에 약한 것은 아닙니다.
성산나들목 처럼 강변에 위치한 공공시설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변형이 적고, 습기에 강한 나무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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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페를 납품하고 시공할 당시, 처음에는 도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도장 없이도 충분히 멋스러웠기 때문이죠.
설계사분도 이페의 원래 색감을 살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공이 완료된 직후의 모습을 보면, 이페 특유의 묵직한 색감이 중후한 느낌을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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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하드에 저장되어있는 성산 나들목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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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1년 정도는 도장을 하지 않았고,
그 후 바닥 부분만 빗물과 자외선에 의해 색이 변하면서 부분적으로 도장이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투명 도장 작업이 이루어졌죠.
저희 회사 갤러리에도 도장 마감을 하지 않은 이페가 전시되어있는데, 특유의 이페의 묵직한 색감과 초록빛이 조금 도는 그 느낌은 참 신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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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이페(Ipe) 전시품. 나무를 하나하나 쌓았는데, 정말 무거워 돌을 드는 줄 알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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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년 6월, 서울함공원을 방문했을 때 보았던 모습은 평소알던 이페와는 다소 달랐습니다. 이페 특유의 색감은 사라지고, 색이 들어간 도장으로 인해 전혀 다른 나무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물론, 공공시설의 특성상 자연스러운 나무의 색변화가 일반인들이 보기에 관리가 안 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새것처럼 유지하는 것이 더 깔끔해 보인다는 점에서 도장이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세련된 멋진 공간이지만 '이페 본연의 색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더 멋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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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공예문화축제 때 찍은 성산나들목(현 망원서울함 나들목)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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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 나들목의 전과 후 도장 전. ( 사진출처 : 디자인정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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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회사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성산나들목에 우리가 납품한 나무가 들어갔다"는 사실이 신기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을 준비하면서, 이 공간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고,
어떤 과정에서 나무가 선택되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이야기를 정리하다 보니,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보며 최근 봤던 영화 ‘퍼펙트 데이즈’가 떠올랐습니다. 도쿄올림픽을 기념해 도시 곳곳의 공공화장실을 유명 건축가들이 작품처럼 설계한 프로젝트였는데, 이처럼 한강도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멋진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처럼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가 아니라, 나무와 건축이 조화를 이루며 공간이 하나의 작품처럼 만들어지는 것. 앞으로도 도시 곳곳에서 이런 변화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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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 나온 도쿄 화장실 ( 사진출처 : dezee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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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도 기후 위기를 고려해 목재로 경기장을 짓는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며, 나무와 목재를 활용한 공간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단순한 ‘나무 이야기’뿐만 아니라, 저희가 직접 참여한 현장의 사진과 이야기들로, 나무가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더 많이 들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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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대한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1년 차 신입사원 우드코디 SH입니다.
목재에 대해 배우며 느낀 점을 여러분께 나누고 싶어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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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목재소는 현재 김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꼭 나무를 찾으러 오시는 것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방문해 주시면, 저희가 성심껏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방문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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