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책상을 옮긴 적이 있습니다. 원래 손님들과 상담하던 공간에 쓰던 책상이었는데, 문화원 관장님의 새 집무용 책상으로 사용하시기 위해 옮겨야 했습니다. 두꺼운 상판과 원목 다리까지 포함된 이 테이블은, 4명의 장정들이 들어도 옮기기 어려울 정도였죠. 문의 폭보다 책상의 폭이 넓어 공장용 카트를 빌릴 수밖에 없었고, 바퀴를 굴릴 때마다 바닥 마루가 쩌적쩌적 소리가 날 정도였습니다. 단순히 옆방으로 옮기는 작업이었지만,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 '인생에서 가장 무거웠던 책상' 과 '회장님의 싸인'
책상을 옮기는 도중 회장님께서 책상에 박혀 있는 사인에 관해 설명해 주셨는데, 이 무거운 책상은 최소 몇십 년의 역사를 지닌 것이라고 하더군요. 지금 보면 새것처럼 보이지만 말이에요. 저희 회사에는 이 책상 말고도 창립 초기부터 사용된, 40년 이상의 역사가 담긴 책상과 여러 나무 제품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회장님께서 회사 설립 당시부터 사용하신 메인 책상입니다. 김포로 이사한 이후 문화원 관장님을 거쳐 본부장님께 물려졌다고 하는데, 원래 색인 베이지색이 재도색 된 것 말고는 바뀐 게 없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오래된 책상을 여전히 사용하시는지 의아했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4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디자인을 빼면 기능 면에서 전혀 흠잡을 것이 보이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 회사 설립 당시부터 회장님께서 사용하셨던 메인책상
코딱지 묻은 대통령의 책상 🤢
얼마 전 신문에서 '코딱지가 묻은 대통령 책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을 잠시 교체했다는 소식이었는데, 일론 머스크의 아들 '엑스 머스크'가 집무실에서 코를 파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그가 책상에 남긴 코딱지가 결벽증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엑스 머스크 코파는 모습. ( 사진출처 : AFP연합 )
백악관에는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7가지 책상이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입니다. 코딱지가 묻은 책상도 바로 이 책상이죠.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존 F. 케네디 등 여러 대통령이 이 책상을 사용했고, 케네디의 자녀가 아버지가 집무실에서 일하는 동안 결단의 책상 아래에서 놀던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 존F 케네디 대통령이 '결단의 책상'에서 업무를 보는 동안 케네디의 아들 존F 케네디 주니어가 책상 아래 숨어 놀고 있는 모습. ( 사진출처 : 데일리메일 )
결단의 책상의 역사 📖
미국과 영국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1855년, 미국 포경선이 북극해에서 빙산에 갇혀 버려진 영국 배 한 척을 발견했습니다. 이 배를 제3자에게 팔겠다는 움직임에 영국 정부가 소유권을 주장하자, 미국 정부는 4만 달러에 배를 인수해 영국 여왕에게 선물했습니다. 이후, 여왕은 이 배의 해체 과정에서 나온 단단한 오크 목재로 책상을 제작하여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했습니다.
그 배의 이름은 '레졸루트 호(HMS Resolute)'로, HMS는 Her Majesty's Ship의 약자이며, “흔들리지 말고 단호하게 북극해를 개척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책상 뒤에는 "우호의 상징으로 레졸루트호를 되찾아준 미국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책상을 드립니다"라는 명판이 붙어 있습니다
▲ 빙하에 갇힌 Resolute호의 당시 상황을 그린 삽화. (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
▲ 1880년 빅토리아 영국 여왕이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결단의 데스크'의 연혁을 담은 명판.
(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
우드코디 SH의 생각🤔
최근 옮긴 책상과 저희 회사에 남아 있는 40년 된 책상을 보니, 옮기기 힘들 정도로 무겁고 오래되었지만, 그 속에는 깊은 역사와 의미가 녹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한 결단의 책상처럼,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오크 목재의 견고함은 지금까지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제 역사를 담을 목재 테이블을 디자인해서, 저만의 이야기가 담긴 테이블을 제작하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