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의 수종을 보여드리고 설명해 드리며 상담을 진행하던 중 '우드스토어 갤러리'에 있는 '월넛 우드슬랩'을 보시고는 수종을 '월넛'으로 결정하셨습니다. 복합적인 이유였겠지만, 자택에서 '월넛'슬랩을 사용해 보신 경험으로 만족도가 높은 슬랩을 다시 한번 보시니, 그걸로 단번에 결정을 내리셨죠. 아마 고급스러운 '월넛'의 색상이 하얀색 벽체로 꾸며져있는 회의실에 포인트로 쓰고 싶으시진 않으셨을까? 라고 조심히 생각해 봅니다.

수종은 결정되었으니, 이다음으로 나무를 봐야겠죠!

슬랩의 규격은 2500mm * 1200mm 이었습니다. 1200mm의 폭의 슬랩이라면 크기 덕에 한판이 아닌 두판의 슬랩을 붙여야 했습니다. 두 판의 '월넛' 슬랩입니다. 숫자 '1' 모양이 떠오르는 모양이고, 아직 가공 전의 모습이기 때문에 원래의 고급스러운 색상이 나타나기 전이죠! 이 슬랩의 특징은, 슬랩 두 판 모두 폭 방향으로 'U'자 형태로 휘어진 '컵핑현상(Cupping)'이 있고, *말구 부분에 가지가 자란 흔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구란 [나무의 뿌리에 가까운 쪽, 원구(元口,tip end) / 나무의 가지 쪽으로 가까운 쪽, 말구(末口,top end)] 를 의미합니다.

며칠 뒤, 고객님이 나무와 모양을 직접 보시고 결정하시려고 저희 다시 한번 목재소를 찾아주셨습니다. 저희가 구상한 모양과 함께 '월넛' 슬랩을 준비했고, 흰색 분필로 어느 부분을 절단해 규격에 맞추게 될지도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우드코디와 고객님과 함께 한참 우드슬랩을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으며 많은 얘기를 나누고 난 뒤에야, 모양이 결정되게 되었습니다.

왜, '전동 대패'로 작업을 할까? 🤔

이 넓은 슬랩을 어떻게 작업을 하시는지 궁금해 여쭤보니, 샌딩 기계를 사용하면 한 번에 0.5mm씩 샌딩되기 때문에 넓은 슬랩 작업 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현재 작업 중인 슬랩처럼 '컵핑(cupping)' 현상이 있는 경우, 앞 뒷면의 평을 잡게 된다면 두께가 지나치게 얇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전동 대패를 사용하게 되면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작업하여 두께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고, 나무의 자연스러운 모양과 결을 살리면서 평을 잡을 수 있게 되어 우드슬랩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로써 모든작업이 완료되어 출고 준비만 남았습니다.

'월넛'의 고급스러운 색감과 질감이 사진으로도 느껴지시나요?

입사 이후 1년 동안 여러 가지의 나무들이 가공되고, 마감되고, 출고되는 모습들을 보며 느낀 점 중 하나는, 월넛이야 말로 오일 마감 전과 후의 변화가 가장 큰 나무라는 것입니다. 특히 오일 마감 마친 월넛은 마치 나뭇결이 2D에서 3D로 바뀐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입체적으로 변하고 마치 겹겹이 쌓아 올린 실크 위에 투명한 아크릴을 얹은 듯한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줍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월넛은 고급 가구 제작에 많이 쓰이고, 대중적으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목재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