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하면 거대한 날개를 쭉 펴고 드높은 하늘을 홀로 유유히 나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흡사 ‘하늘의 제왕’ 같은 느낌이랄까. 독수리의 수명은 60년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은 40년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30년쯤 지나면 독수리의 날개는 무성하게 자란 깃털로 무거워지고, 가슴 쪽으로 휘어 자란 부리가 수시로 가슴팍을 후벼 파고, 안으로 굽어진 채로 굳어진 발톱으로는 먹잇감을 제대로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 사냥하기 어려워진 독수리는 그대로 생을 마감하지만, 일부는 높은 산꼭대기 절벽 끝 바위에 둥지를 틀고 5개월간 갱생하는 과정을 거친다.
맨 먼저 긴 부리를 거친 바위에 갈아내 짧게 만든 후 구부러진 발톱을 부리로 하나하나 뽑아낸다. 겨울 외투처럼 무거워진 깃털을 뽑아내고 상처가 다 아물면 오랫동안 굶주려 가벼워진 독수리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 사냥을 시작한다.
이렇게 혹독한 환골탈태의 과정을 겪고 난 독수리들은 다시 30년의 새로운 인생 2 막을 맞이한다.
많은 이들이 쳇바퀴 같은 일상에 지칠 때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꿈꾸곤 한다. 그러나 대개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보낸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그 수없는 결심이 매번 내일로 미뤄지는 것과 비슷하달까.
어느 책 제목처럼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만약 보름달에 소원을 빌어서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등바등 일할 필요가 없고, 우리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공부를 굳이 열심히 할 이유도 없겠지.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며,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흘러가는 대로 사는 잿빛 삶도 많기에, 마라톤 도전이라는 목표 세운 네 삶은 이미 자기 색을 띠기 시작한 게 아닐까?
목표를 향해 노력을 멈추지 않는 오늘은 분명히 내일을 바꿀 거고, 바뀐 내일이 계속되면 인생의 궤도 역시 반드시 바뀔 거라 믿는다. '순천 남승룡 마라톤'도, '김태형 인생 마라톤'도, 결과가 어떻든 결승점을 향한 여정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애정 하는 처남, 브라보 유어 라이프! _ 서울에서 매형이.
지난 일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노트북을 켰습니다. 며칠 전 늦은 밤 순천 사는 처남에게서 받은 카톡 문자에 답장을 미루고 미루다 아직 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책상에 앉기는 했으나 무엇을 어떻게 쓸까 고민했던 문장들이 헝클어진 채 머리 위에 둥둥 떠다니며 시간만 흐릅니다.
'러닝을 시작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처남의 카톡 글에는 문득 시작한 달리기에 흠뻑 빠졌다는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이제 겨우 쉬지 않고 3km 정도 뛰는 체력이지만, 뛰고 나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답니다. 매일 집과 일터만 오가던 중년의 배 나온 아저씨가 내년에 열리는 하프 마라톤에 도전해 삶을 행복하게 바꿔보고 싶답니다.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함에 가슴 한 켠이 살짝 뭉클해집니다.
올해 남은 세 달을 어떻게 보낼지만 골몰하고 있던 차에 머리에 '꽁'하고 꿀밤 한 대 맞은 기분도 듭니다. '다가올 새해 나는 무슨 목표가 있지?' 그냥 '파이팅'이라고 쓰고 비스무리한 이모티콘 그림 하나 달랑 붙여 답장 보내기엔 뭔가 아쉬웠습니다. 일에 쫓기며 며칠이 지나 이윽고 다가온 주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 응원도 한 스푼 넣고 싶은 마음으로 끙끙대며 답장을 쓰다 보니 어느새 반나절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10월이 시작됐습니다. 올 초 '푸른 용의 해'를 시작하며 많은 다짐을 했었던 것 같은데 내년 '푸른 뱀의 해'가 오기 전에 하나둘씩 꺼내어 되짚어봐야겠습니다. 우리 우드러버 여러분들도 '한 해 계획' 돌아보며 알찬 가을걷이 하시고, 매일매일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기억될 행복한 가을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