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부터 경기 북부 등 수도권에 시간당 최고 100mm가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앞선 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를 두고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내릴 법한 폭우"라고 표현했습니다. 통상적으로 3시간 동안 60mm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 호우주의보, 90mm 이상이면 호우경보가 발령됩니다. 그러다 지난해 6월부터 기상청은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mm 넘는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mm에 도달하는 경우를 따로 '극한 호우'라고 부르기로 정했습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굵은 장대비가 세차게 쏟아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여름철 이상기후 여파가 커지는 가운데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 한 '물 폭탄' 양상이 이제는 여름철 강우의 일반적인 패턴이 됐습니다. 이로 인해 호우·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인명 피해는 총 171명이었고, 그중 31%가 지난해 발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30여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사고도 500mm 넘게 내린 폭우가 원인이었습니다. 올해도 수시로 극한 호우가 쏟아지고, 비를 피한 지역은 찜통 폭염에 시달리는 '극과 극'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 몇 년 새 건물마다 누수 지점이 많아져 장마철만 되면 직원들은 하릴없이 바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폭우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 현상이 지목됩니다.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받은 열에너지를 적절히 사용하고 남은 열에너지를 지구 밖으로 배출합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늘어나면서 지구의 복사열이 우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도리어 지구 안에 갇혀 기온이 상승하면서 벌어집니다. 더워지는 만큼 바다와 육지에서 증발하는 수증기 양이 많아져 대기 습도가 오릅니다. 결국 늘어난 수증기로 비구름도 커져 태풍의 위력을 키우고, 폭우 등 잦은 기상 이변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극한 호우의 강도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목공반장님은 한 주택 철거 현장에서 반입된 목자재를 리폼해 원목 벤치를 만들었다]
흔히 아마존 밀림을 '지구의 허파'라고 말합니다. 밀림의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양의 산소 때문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하는 생명체 역시 나무를 포함한 식물입니다. 해마다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중 25%가량을 식물이 흡수합니다. 나무는 성장하는 동안 광합성(탄소동화작용)을 비롯한 대사활동을 하면서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합니. 국제 사회가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자연 기반 해법으로 산림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대사활동이 멈춘 죽은 나무가 썩으면 생전에 품었던 탄소가 거꾸로 대기 중에 풀려나옵니다. 잠금장치가 풀린 교도소 철창문을 열어젖히고 수많은 죄수들이 떼지어 탈주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말이죠. 그래서 다 자란 나무는 우리의 일상 속 쓰임에 맞게 재목(材木)으로 활용하고 다시 새로 묘목을 심는 게 자연을 지속 가능하게 지키는 일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