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부산 여행에서 기장군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본 소나무가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서 있던 '기장 죽성리 해송'
사진으로 볼 때보다 실제로 마주한 모습은 훨씬 더 압도적이었습니다.
한 그루처럼 보이지만 5~6 그루가 서로 기대어 자란 독특한 형태였고,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제재부에서 다시 해송을 만났습니다.
시공된 모습으로는 봤지만,
입사 이후 가공되지 않은 해송을 본 건 처음이었죠.
저희가 평소 다루는 침엽수는 대부분
북미산 홍송(더글라스 퍼), 하이그래드(웨스턴 헴록)
같은 해외 수종입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이 해송은 우리가 흔히 보는 소나무와 뭐가 다를까?”
‘해송(海松)’은 바닷가에서 자란 소나무를 말합니다.
사실 해송과 우리가 산이나 공원에서 흔히 보는 일반 소나무(육송)와는
모두 같은 종(Pinus densiflora)입니다.
하지만 자라는 환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바닷바람과 염분, 강한 햇빛과 모래바람을 견디며 자라다 보니
'해송'은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결이 치밀하고 향이 강하며, 색감도 더 짙은 편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내륙에서 자란 '육송'은
결이 부드럽고 색이 밝고 향도 은은합니다.
즉, 해송은 ‘다른 수종’이 아니라
같은 소나무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 생긴 차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해송(海松)’이라는 이름은 학술 용어는 아니지만
강릉·울진·삼척처럼 바닷바람이 강한 해안 지역에서 자란 소나무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불러온 표현입니다.
참고로 조선 시대 궁궐과 사찰의 주요 부재에는
주로 오대산·설악산 같은 산간 지역의 금강송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문헌에는 ‘영동 지역 소나무’를 조달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는 해송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산간 금강송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입니다.
반면에 낙산사·신흥사처럼 바닷가에 자리한 사찰들은
지리적으로 해송 분포 지역과 맞닿아 있어
인근에서 자란 해송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시에는 목재 운반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가까운 지역에서 재목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본 국내산 해송은 북미산 원목처럼 큰 지름은 아니었지만,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는지’가 모습에서 느껴지는 목재였습니다.
이 해송은 한옥 콘셉트의 디저트 카페에 들어갈 예정이고,
가구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공간에 놓였을 때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낼지 저도 기대가 되네요.
나무는 자라나는 환경에 따라도 나무의 형태가
특징이 바뀌는게 참 인상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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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나무를 찾으러 오시는 것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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