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방학을 맞은 둘째 아이와 함께 김포 마산도서관을 찾았습니다. 생긴지 오래되지 않은 듯 시설이 깔끔했고, 아이와 가기 좋은 도서관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닐 정도로 어린이 자료실이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김포시는 저마다 다른 특정 주제를 가진 7개의 시립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마산도서관은 '여행'을 주제로 합니다. 그래서 2층 종합자료실 안에는 여행 관련 책자를 모아둔 특화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김포 시립도서관 홈페이지 캡처]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에게는 담임 선생님이 내주신 '방학 동안 읽어야 할 추천도서'라는 숙제가 있습니다. 1층 어린이자료실을 둘러보며 '역병이 돈다, 조선을 구하라!'와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사건'이라는 제목의 추천도서를 찾아 대출했습니다. 귀가하여 간단히 집 정리를 마치고 거실에 앉아 등을 소파에 기대봅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인다는 뉴스를 들어서 그런지 '역병'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책에 저절로 손이 갑니다.
[책 <역병이 돈다, 조선을 구하라!> 겉표지 (출처 = 현암사 블로그)]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 출판된 이 책에는 과거 역병이 돌았을 때 선조들이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의학이 첨단을 걷는 지금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번 창궐하니 온 지구촌이 그야말로 난리가 났는데 그 옛날엔 무슨 별다른 방도가 있었을까 싶었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역병이 닥쳤을 때 선조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며 감탄이 나왔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기록과 통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 역병이 발생하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찾고, 감염자와 사망자 수, 치유된 인원까지 모두 철저히 기록하고 통계를 내며 관리했다고 합니다. 역병이 돌면 외출을 삼가고 이웃끼리 왕래를 줄이는 등 요즘 말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했습니다. 일가친척의 경조사 참석도 줄이고, 역병 환자들은 지정된 의료원에 따로 격리해 치료했습니다.
[책 <역병이 돈다, 조선을 구하라!> 겉표지 (출처 = 현암사 블로그)]
당시 조정에서는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통계를 내면서 얻어진 지식을 바탕으로 '역병 매뉴얼'을 편찬해 각 지역에 배포했습니다. 중종은 '간이벽온방'이라는 책을 냈고, 광해군은 어의인 허준을 시켜 '신찬벽온방'을 냈습니다. 1613년 2월 편찬된 신찬벽온방에는 역병이 돌면 고을을 봉쇄하고 환자들의 옷과 시신, 집을 태우라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개정을 거듭하며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인 이 책들 덕분에 지방에 사는 백성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굳이 먼 한양까지 오지 않아도 됐습니다.
잠깐 훑어보려 했던 게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푹 빠져 끝까지 읽어버렸습니다. 회사 업무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입장에서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성실하게 기록하고, 많은 이들이 쉽게 볼 수 있게 정리만 하면 되는데 그게 참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지식을 쌓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은 중요하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집니다. 언젠가 블로그 글을 정리해서 <관리부 김대리의 재직증명서>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겠다는 목표도 세웠답니다. 김대리에 더해 김작가라는 타이틀 획득에 도전!
[책 <역병이 돈다, 조선을 구하라!> 본문 (출처 = 현암사 블로그)]
이 시대의 역병,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최근 한 달 만에 6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미 다들 알고 계시는 내용이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선 기침 예절,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람 많은 곳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죠.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 백신 효과는 6개월이 지나면 감소하기 때문에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는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해요. 예방접종에 대한 더 구체적인 내용은 질병관리청 발표가 나오는 대로 정리해서 다시 알려드릴게요. 즐거운 한 주 되시고 문의사항은 관리부 김대리(내선 #2001)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