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안전기원제 단체사진)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갑진년은 푸른 용의 해로, 용은 예로부터 큰 희망과 성취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회사와 가정에 계신 유림 가족들 모두 하는 일이 술술 풀리는 기분 좋은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로 인한 안도의 한숨과 일상 회복의 기대로 시작한 지난 2023년은 오히려 금리와 물가가 오르고 경기는 위축되면서 많은 기업과 가정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한 해였습니다. 또한 코로나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새로운 일상을 겪으며 그간 있었던 사회의 크고 작은 변화들을 직접 체감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나라가 잘 사는지를 평가하는 척도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자주 사용됩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2255달러이고 이는 일본에 이어 세계 21위에 해당합니다. 국토가 폐허가 된 6·25전쟁 이후 60년대까지만 해도 필리핀이나 아프리카 가나보다 1인당 소득이 낮았던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의 오늘은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소득 수준과 반비례하는 모양새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2021년 기준으로 집계한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7에도 못 미쳤고 이웃 일본 6.0보다도 낮았습니다. 올해 12월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공개한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서도 한국인들이 스스로 매긴 행복도 평가는 10점 만점에 5.951점으로 전 세계 137개국 중 57위에 그쳤습니다.
연일 뉴스에서는 가계·기업 부채와 저출산·고령화 등의 문제로 시끄럽지만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서는 갈등 때문에 공동체가 분열되고 쪼개지는 일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념, 소득, 지역, 종교에 이어 세대(나이)와 성별 갈등까지 실로 다방면에서 갈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의 갈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0개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직장과 일터에서 나타나는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사회통합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시민단체 직장 갑질 119가 직장인 1천 명에게 '올해 직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묻자 응답자의 22.3%가 '직장 내 괴롭힘 및 인간관계 문제'를 택했습니다. 같은 달 중앙노동위원회가 발표한 '직장 내 고충 해결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직장 내 따돌림 등 괴롭힘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괴롭힘·차별·성희롱 및 부당한 직무 부여 등 직장 내 고충은 많아지고 다양해졌지만, 직장 생활 고충이 내부에서 해결된다고 답한 비율은 10.6%에 불과했습니다.
구약 성경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벨탑 이야기가 나옵니다. 원래 하나의 언어를 쓰고 있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하늘에 닿을 수 있는 높은 탑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신은 원래 하나였던 이들의 언어를 서로 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반복되는 의사소통의 실패로 갈등은 커지고 결국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벨’은 히브리어로 ‘혼란’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소통이 이뤄질 때 화합하고 협동할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반대로 불통은 모든 불화와 불행의 원인이 되어 제아무리 원대한 목표도 무(無)로 돌릴 수 있음을 다시금 새기게 됩니다. 공동체가 불행한데 혼자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가정 공동체가 무너지면 가족이 행복할 수 없고, 유림 공동체가 흔들리면 우리는 빛나는 내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갑진년 푸른 용은 새로운 시작과 성장, 도전과 변화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도 유림촌 식구들이 '다정다감(多情多感)'한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함께 공감하며 뜻을 하나로 모으는데 함께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안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_ 우드코디BJ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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