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재소 근무 3년 차 우드코디 SH입니다.
매주 목요일, 나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유림목재에 방문한 손님들과 함께
라이프동을 둘러보던 도중,
한쪽에 놓여있던 물건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몇 년 전, 제가 입사하기 전에 제작해 두었던 지팡이였습니다.
"이 수종으로 만드신 이유가 있나요?"
"음, 아마 가공했을 때 많이 쓰였던 수종이지 않았을까요?"
"아, 유럽에는 그 특유의 수종에 의미를 담아서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여쭤봤습니다."
▲ 유림목재 라이프동에 전시된 지팡이 ( 사진출처 : 유림목재 )
사실 목재를 상담하다보면
수종을 고르는 기준은 꽤 현실적입니다.
우선 용도입니다.
실내에서 사용할지, 실외에서 사용할지,
비나 습기에 노출되는 환경인지,
필요한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공간과의 조화입니다.
색감이 어울리는지,
결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지.
대부분은 이런 기준으로 수종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수종마다 의미를 담는다’는 말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북유럽 신화에는
세상의 중심에 거대한 나무 하나가 존재한다고 여겨졌습니다.
이그드라실(Yggdrasil)이라 불리는 세계수입니다.
신들이 사는 세계와 인간의 세계,
그리고 죽음의 세계까지,
서로 다른 영역이 하나의 나무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가지들은 하늘로 뻗어 신들의 영역에 닿고,
줄기는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를 지나며,
뿌리는 보이지 않는 깊은 세계까지 이어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나무는 자연물이라기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와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목재를 다루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이야기는 다소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무는 씨앗에서 시작해
오랜 시간 땅과 햇빛을 품고 자라다가,
그 시간이 지나면 건축재로, 가구재로,
또는 어떤 공간의 일부로 다시 쓰입니다.
어쩌면 이런 특성 때문에
사람들이 나무를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어주는 존재로 바라보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영화 '해리포터'가 떠올랐습니다.
해리포터 세계관에서는
지팡이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각기 다른 수종이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존재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해리의 호랑가시나무(Holly)'는 보호와 방어의 성향을 지닌 나무로,
위험한 상황에 놓인 인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묘사됩니다.
반대로 '볼드모트의 주목(Yew)'은 삶과 죽음을 동시에 상징하는 나무로,
강력하지만 쉽게 다루기 어려운 지팡이로 등장합니다.
선과 악을 대표하는 두 인물의 지팡이조차
각기 다른 나무의 상징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이처럼,
그 영화 속에서도 캐릭터를 설정할 때
지팡이라는 소재에 ‘수종’을 담았다는 사실을 보며
처음 그 지팡이를 보며
“왜 이 수종으로 만드셨어요?”라고 물으셨던
손님의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단순히
가공했을 때 예쁜 나무를 골랐다고 생각했지만,
그분은 의미를 먼저 떠올렸습니다.
나무를 보는 방식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뿐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수많은 수종들을 다르게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
저희 목재소는 현재 김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꼭 나무를 찾으러 오시는 것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방문해 주시면, 저희가 성심껏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방문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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