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의 썰매를 끄는 순록은 미국 뉴욕의 신학자 클레멘트 클라크 무어 교수가 1822년 발표한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처음 등장했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1939년 미국의 광고 카피라이터 로버트 루이스 메이의 아이디어로 세상에 등장한 캐릭터다. 메이는 어린 시절 체구가 작고 수줍음이 많아 놀림감이 됐던 자신의 기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작고 어려 '따돌림'당하는 사슴, 루돌프를 만들었다. 하지만 빛나는 빨간 코를 갖고 있던 루돌프에게 산타가 맨 앞에서 다른 사슴들과 썰매 길을 인도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기면서 콤플렉스를 극복한 이야기는 이후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게 된다.
최근 직장갑질119의 설문조사 결과 회식 참여에 특정인을 배제하는 '직장 내 따돌림' 수단으로 회식을 악용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외에도 수직적 위계 관계를 이용해 회식 참석을 강제하거나, 회식 불참을 인사상 불이익 등으로 겁박하는 사례가 여전히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 참여를 강제하는 행위는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진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에 명시된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 유형 중 하나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조항 위반 땐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한 방송에 출연한 노무사가 “따돌림을 경험한 직장인이 많다. 학교 폭력을 졸업했더니 ‘대폭(대학 폭력)’, ‘직폭(직장 폭력)’이 온다는 말까지 생겼다”라며 직장 내 따돌림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언급했다. 이처럼 한번 시작된 학교폭력의 사슬이 고등학교 대학교를 넘어 직장으로 이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예체능 계열이나 선·후배 간의 관계가 전체 진로를 좌우하는 학과에서 학폭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를 거쳐 직장에서 '갑질'과 '괴롭힘'으로 진화하는 폭력의 사슬은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중소기업이나, '상명하복' 문화가 심한 경찰과 군 등에서도 끊이지 않는다.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는 의미를 지닌 '견리망의'(見利忘義)을 꼽았다. 사전적 의미는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이다. 한자어 ‘망(忘)’은 ‘버린다’라는 뜻도 된다. 각자 자신의 이익 찾기에 급급해 의로움을 버리는 사회. 교수들이 바라본 올 한 해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2004년에 선정된 '당동벌이(黨同伐異)는같은 편과는 무리를 짓고, 다른 편은 친다는 뜻이다. 지난 19년 동안 '편 가르기'를 넘어 '각자도생'시대로 흘러온 변천사 같다. 곧 2024년 새해가 다가온다. 내년의 사자성어는 '다정다감(多情多感)'이길 희망해 본다.